<닥터슬럼프> 애니메이션 51화부터 60화는 유머와 풍자, 감정 요소가 균형을 이루며 본격적인 ‘시트콤 포맷 완성기’로 진입하는 구간이다. 아라레와 센베 중심의 반복 구조에서 벗어나, 마을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각 캐릭터가 개별 에피소드를 이끄는 전개가 나타난다. 이 시기에는 정치, 경제, 교육 등 현실 사회의 이슈들을 패러디하는 동시에, 감정적으로도 더욱 입체적인 전개를 보여준다.
마을 중심 에피소드: 공동체 시트콤화 (51~54화)
51화: 펭귄 마을에 ‘선거 시즌’이 시작된다. 시장을 뽑는다는 설정 속에 센베와 타케오가 출마하며 유세전을 벌이지만, 아라레의 방해와 유권자들의 엉뚱한 투표로 엉망진창이 된다. 52화: 마을에 새로운 상점이 생기면서 기존 상점 주인들과의 갈등이 벌어진다. 경제 논리와 상도덕, 유통 구조를 유머로 풀어내며 ‘작은 사회의 갈등’을 보여준다. 53화: 마을 내 모든 사람이 하루 동안 직업을 바꾸는 실험이 진행된다. 선생님이 제빵사, 아라레는 경찰, 센베는 미용사로 바뀌며 대혼란 발생. 54화: 주민들이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에피소드. 전국 방송에 펭귄 마을이 소개되며 방송사고가 연발된다. 매체와 이미지에 대한 풍자가 유쾌하게 표현된다.
과학기술 패러디 & 판타지 실험 (55~57화)
55화: 센베는 자신이 만든 발명품에 대해 특허 등록을 받으려 한다. 하지만 대부분 실패작이라 심사관이 골머리를 앓는다. 56화: 아라레가 실수로 ‘미니어처화 광선’을 쏴 펭귄 마을 전체가 손톱만 해진다. 작아진 마을 사람들의 적응기와 곤충과의 싸움이 전개된다. 57화: 마을에 외계인이 다시 등장. 이번엔 ‘초지능형 외계 종족’이 문명 교류를 요청하지만, 아라레가 계속 농담만 해서 협상이 결렬된다.
감정선 강화 및 캐릭터 중심 회차 (58~60화)
58화: 아라레가 무심코 던진 말에 친구가 상처를 받는다. 아라레는 처음으로 ‘말의 무게’를 인식하고 사과하며 성장한다. 59화: 미도리 선생님과 센베가 함께 소풍을 떠나지만, 아라레와 친구들이 따라붙으며 소동이 벌어진다.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된다. 60화: 펭귄 마을에 강풍이 몰아치고, 모두가 대피소에 모인다. 극한 상황 속에서 캐릭터들의 숨겨진 면모가 드러나며 공동체의 따뜻함이 강조된다.
<닥터슬럼프> 51화~60화는 작품의 내·외적 구성이 동시에 완성되는 구간이다. 펭귄 마을은 하나의 자율적인 시트콤 무대로 기능하며, 각 회차는 ‘개그+풍자+감정’이라는 균형을 이룬다. 발명, 외계인, 선거, 방송, 자연재해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코믹하게 변환되며, 단순한 개그물이 아닌 ‘생활 밀착형 판타지’로 진화하고 있다.